


“죽으면 다 공평해지는 줄 알았어요. 우리 엄마가 그랬거든요.”
“나도 그럴 줄 알았어.”
“거짓말…. 당신도 카일룸이었죠. 환생고사는 어제였나요?”
“하하! 그렇지. 인성은 꽤 잘 본거 같고, 재능이 좀 후달리는데…. 떨어지면 같이 지내줄거지?”
카일룸중에서도 특출난 사람들은 환생을 한번 겪은 뒤에도, 계속 사후세계에 남아 카일룸 위주의 체제를 확립했다. 그 체제의 중심엔 이 시험이 존재했다.
두번째 삶을 살기 위해선 꼭 거쳐야하는 시험이었던 ‘환생 적합 판정 고사’, 줄인 말론 ‘환생고사’였다.
응시 자격은 '전생에 카일룸이었던 재능인들'로 한정되어있고, 성적은 A, B, C, D, F으로 나누어졌다.
시험은 '인성영역, 재능영역, 상식영역, 역사영역'로 나누어졌고,
모든 분야의 성적 평균이 C(3점)이상이어야 합격이었다.
그러나 예외도 있었다.
환생고사(환생적합판정고사)는 카일룸들 사이의 상대평가라, A이상의 성적을 받는게 매우 힘들었다.
그래서 다른 영역에 F가 있어도, 평균이 C를 넘지 못해도, 다른 영역에 A가 한개라도 있다면 합격할 수 있었다.
그러니까, 4개의 영역 중 한 분야의 성적이 매우 뛰어나면 예외적으로 합격할 수도 있다는 소리였다.
'환생 적합 판정 고사' 평가 분야
인성 영역
재능인의 인성을 평가하는 영역으로, 그들의 가치관과 신념이 평가 항목이었다.
다음 생을 얼마나 열심히 살아갈 수 있는 지를 평가하는 '성실성'과,
푸트르도의 방침인 '침몰하지 않을 미래와 곧은 질서'를 위해,
얼마나 가치있게 살아갈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충실도'가 그 기준이었다.
평가 방식은 서술형과 논술형으로,
머리가 좋다면 본인의 실제 인성과는 다르게 답을 쓰고도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다.
재능 영역
명색에 카일룸인데 재능 평가에 F를 받을 수 있냐고 하면, 당연히 받을 수 있었다.
이 평가는 '해당 재능이 얼마나 쓸모있는지'를 평가하는 영역이었기 때문이다.
평가 기준은 '할 수 있는 일의 규모'로, 해당 재능으로 이룰 수 있는 업적이 클 수록 평가가 좋았다.
그래서 보통 저명하고 높은 직위의 재능을 가졌던 카일룸들이 높은 성적을 가져가곤 했다.
물론 예외도 존재했다. 보잘 것 없어보이는 재능이라도 할 수 있는 일의 잠재력이 크면 높은 성적을 받을 수 있었다. 이 경우엔 전생에서 이룬 업적이 많아야했다.
상식 영역
본인의 '재능 외의 일반 상식과 시사 등 기본 교양을 평가하는 영역'이다.
자신의 재능 외에 아는 게 거의 없으면 낮은 점수를 받기 마련이었다.
미리 공부한다고 해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건 거의 불가능했다.
평소 사회에 대해 관심이 많고, 죽기 전까지도 귀를 열고 살아온 자들 만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역사 영역
말 그대로 역사 지식에 대해 평가하는 영역이며, 주로 '절대 절망 사건에 관한 역사'를 다룬다.
준비만 제대로 하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면접고사
합격 기준에 들어가는 항목은 아니지만, 예의상 보는 시험이었다.
그래도 면접에 나오긴 해야 합격할 수 있다.
불참시 불합격.